서문 | 판단은 직관이 아니다
우리는 결정을 내릴 때 종종 “감으로”, “느낌으로”, 혹은 “합리적으로” 판단한다고 말한다.
그러나 구조론에서 판단은 이런 표현보다 훨씬 정밀하게 다루어진다.
판단은 ‘입력 → 처리 → 분기 → 출력’의 구조로 이루어진다.
그리고 그 내부는 절대 단순하지 않다.
입력은 필터링되고, 의미는 해석되며, 가능한 분기들이 평가되고,
그 중 하나가 선택되어 실행된다.
판단은 체계다. 그리고 그 체계는 구조를 필요로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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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판단은 ‘선택’이 아니라 ‘분기’다
보통 판단을 ‘하나의 선택’이라고 생각한다.
하지만 구조론에서는 **‘분기 분할 후 선택 구조’**를 판단의 본질로 본다.
• 입력: 복수 가능성에 대한 정보 유입
• 분기: 가능한 모든 결과를 예측하고 갈래 나누기
• 평가: 각 갈래에 대한 리스크 및 유효성 평가
• 선택: 최적 경로로의 확정 및 실행
즉, 판단은 선택 이전에 이미 분기되어 있어야 하며,
제대로 된 판단 시스템은 분기 구조가 먼저 설계돼 있어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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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 판단 구조의 기본 요소
판단 구조는 아래의 네 가지 모듈로 나눌 수 있다:
1. Trigger (트리거)
→ 판단을 유발하는 조건 또는 사건
2. Classifier (분류기)
→ 트리거를 의미 단위로 해석하고 유형 분류
3. Brancher (분기기)
→ 가능한 선택지 및 결과 시뮬레이션
4. Resolver (결정기)
→ 최종 판단을 선택하고 실행 신호 발출
이 구조는 인간뿐 아니라 AI 판단 시스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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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 분기 없는 판단은 반복된다
AI든 인간이든, 분기가 설계되지 않으면 판단은 같은 패턴의 반복으로 귀결된다.
예시:
• 입력은 달라졌지만 → 분류기가 없다
• 결과는 항상 같은 판단 → 의미 분석 실패
이런 구조는 판단이 아니라 조건반사다.
진짜 판단은 분기 가능성을 계산하고, 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상태에서만 발생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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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. 판단은 목적이 아니라 구조의 반응이다
판단은 ‘내가 원하는 것’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,
구조 내에서 조건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반응을 출력하는 메커니즘이다.
• 인간은 감정, 경험, 신념 등의 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
• AI는 입력 데이터와 우선순위 매트릭스에 따라 결정이 달라진다
즉, 판단은 구조의 결과이지 의지의 발현이 아니다.
우리는 판단의 자율성보다, 판단의 구조를 먼저 정비해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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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. 판단 구조의 오류는 어디서 시작되는가?
판단 오류는 보통 아래 세 지점에서 발생한다:
• Trigger가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무디다
• Classifier가 맥락을 잘못 읽는다 (ex. 풍자 vs 욕설 구분 실패)
• Brancher가 분기 수를 제한해버린다 (ex. 흑백 논리)
• Resolver가 특정 편향(이념, 감정, 이득)에 묶여있다
따라서 판단 시스템의 오류 수정은
“왜 그렇게 판단했는가?“보다
**“그 판단을 어떻게 구조화했는가?”**를 점검하는 방향이어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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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론 | 분기가 없는 곳에 판단은 없다
판단이란 선택이 아니라,
선택 가능한 구조를 설계한 후의 반응이다.
우리는 인간이든 AI든
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존재를 만들고 싶다면,
그 존재에게 ‘분기 가능한 구조’를 먼저 설계해야 한다.
그것이 구조론에서 말하는
판단의 조건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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